엄마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정 내 아빠의 입지가 약해진 집이 많다. 엄마는 집안에서 가장 목소리가 크고 무서운 사람인 반면 아빠는 아이와 동급으로 야단 맞고 잔소리 듣는 사람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파워가 강한 엄마는 화도 더 쉽게 내고 잔소리도 더 자주하게 된다. 엄마가 악역을 도맡아 하며 집안의 질서를 잡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아이는 심리적인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갓난아기는 엄마의 몸과 자신의 몸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엄마와 자신을 동일한 존재로 생각한다. 열 달 동안 엄마의 몸속에 있다 나와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엄마에게 느끼는 정서적 의존성은 아빠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래서 아빠에 대한 감정이나 생각은 쉽게 객관화하고 분리할 수 있지만 엄마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엄마가 화를 낼 때 그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아빠가 무서운 사람일 때는 아빠가 퇴근한 후부터 긴장하며 대비하면 된다. 하지만 엄마가 무서울 때는 그만큼 더 오랜 시간 긴장한 상태에 머물러야 한다. 이러한 긴장이 오래될수록 아이들은 높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자연히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심할 경우 우울장애, 불안장애, 정신분열증 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엄마들 중 상당수는 자처해서 악역을 맡는 경우가 많다. 남편이 바빠서, 남편이 요즘 교육 현실을 잘 몰라서, 남편이 워낙 꼼꼼하지 못해서 등 많은 이유를 든다. 하지만 남편이 해야 할 엄격한 아버지의 역할을 엄마가 대신해 주기 때문에 남편은 더욱 바쁘고, 더욱 교육 현실을 모르는지도 모른다.

아이가 어릴 때는 엄마의 파워가 잘 통하는 듯이 보이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아이들은 반항하고 엄마의 권위를 무시한다. 커갈수록 엄마의 엄포와 위협이 덜 무섭게 느껴지고 궁극적으로는 한때 자신과 한몸이었던 엄마가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위협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엄부자모(嚴父慈母)는 전통적인 사회에서만 통용되던 부모상이 아니다. 엄격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는 자신감 있고 책임감 있는 아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아버지에게 야단맞은 아이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아버지의 깊은 뜻을 이해시키는 것이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이다.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엄마들은 악역을 거부해야 한다. 그리고 아빠들은 더 적극적으로 집안 대소사와 아이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 멘토짐 유아체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