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밖에 내놓기가 겁나는 세상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갈수록 그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봄이 되면 사람 많은 곳으로 외출하는 일도 잦아져 아이를 잃어버릴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신학기,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의 생활도 분주해졌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생이나 저학년은 새로운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에 적응하느라 흥분으로 들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엄마들은 아이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각종 위험에서 내 아이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선 사전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모르는 사람이 함께 가자고 하거나, 부모가 데리고 오랬다고 할 때 상대방의 행동을 의심하고 이를 거부하도록 가르친다. 억지로 데리고 가려고 하면 큰 소리로 소란을 일으키라고 지도하자. 유괴를 당했을 때는 유괴범의 요구에 반항하지 않도록 하고, 아이와 함께 유괴나 실종 상황을 가상해보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연습해두는 것도 좋다.
만에 하나라도 유괴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유괴는 특히 초동수사가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 이때 부모가 범인의 협박을 믿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신고하지 않는다고 아이가 더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한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게 한다
아이에게 낯선 사람을 믿지 말라고 하는 건 교육적으로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유괴범들은 아이의 착한 마음씨나 쉽게 속는 순진함을 이용한다. 길을 가르쳐달라거나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아달라거나 차나 집에까지 짐을 함께 들어달라고 부탁하며 아이에게 납치의 손길을 뻗치는 것. 또 엄마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데리러왔다는 등의 말로 당황하게 만들어 데려가는 일도 적지 않다.
이런 말들에 속지 않도록 사전 교육을 시킨다. 부모에게 허락받지 않고는 안 된다고 거절을 확실히 하도록 하고 낯선 어른을 따라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그 자리에서 길만 가르쳐준다거나 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면 다른 어른을 부르게 한다. 특히 누군가 차를 세우고 길을 물으면 차에서 조금 떨어져 경계하며 대답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모르는 사람이 돈, 과자, 음료수 등을 줄 때는 받지 말라고 일러둔다.

아는 사람도 함부로 따라가지 않는다
의외로 유괴, 납치는 얼굴을 아는 사람이 저지르는 경우가 흔하다. 아는 사람이 어디를 가자고 해도 엄마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거절하도록 시킨다. 친척이나 엄마의 친구 등 보호자를 가장해 학원이나 놀이방에서 바로 아이를 납치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에게 엄마가 미리 이야기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누구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이를 혼자 다니지 않게 한다
놀이터에서 혼자 놀게 하지 않는다. 같이 놀던 친구가 다 들어가면 바로 집으로 돌아오게 하고 등하교도 가능하면 친구들과 함께 한다. 길을 다닐 때도 으슥한 골목이나 공터, 공사장 등은 피하고 특히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무렵에는 절대 혼자 다니지 않도록 한다. 또 잠깐의 방심이 화를 부를 수 있으니 놀이동산, 백화점, 동물원 등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서는 긴장을 풀지 말자. 아이도 엄마도 잠깐 한눈을 팔면 서로를 놓치기 쉽다.

위협하면 크게 소리치라고 교육한다
치한이나 유괴자와 면담 결과 범인들은 대부분 어린이가 소동을 일으키면 피한다고 대답했다. 힘없고 만만한 상대라고 생각했다가 의외의 반응을 보이며 저항하면 당황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도와주세요”라고 크게 소리 지르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달려가라고 일러준다. 편의점이나 미용실 등 사람이 많은 가게로 들어가도록 하는 것도 좋다. 막상 위험에 처하면 큰 소리를 지르는 것도 쉽지 않으니 평소 연습을 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 이름은 안 보이는 곳에 적어둔다
보통 엄마들은 미아가 될 것을 대비해 점퍼 주머니, 가방 앞 등 잘 보이는 곳에 아이 이름과 연락처를 새겨주는데 이는 유괴범에게 그대로 아이를 노출하는 행동이다. 주머니 안쪽, 점퍼 끝단 등 잘 안 보이는 곳에 적어야 한다. 낯선 사람이라도 이름을 부르며 친한 척하면 아이들은 쉽게 경계심을 버리기 때문.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면 절대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를 혼자 두고 외출하지 마라
아이가 자고 있을 때 집 앞 슈퍼마켓에 다녀오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잠깐이라도 아이를 무방비 상태로 놔두는 건 위험한 일. 낯선 사람이 집으로 올 수도 있고, 당황한 아이가 엄마를 찾으러 혼자서 밖에 나와 헤매다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유아라면 잠깐이라도 혼자 두고 외출하지 말고, 글을 읽을 줄 아는 유치원생이나 저학년이라면 식탁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슈퍼에 다녀올 테니 문단속 잘하고 있으라는 쪽지를 남긴다.

또래 엄마들끼리 모임을 만들어라
같은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에 다닌다면 등하교를 번갈아가며 시키고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을 때는 바로 집으로 연락하거나 데려다 줄 수 있다. 또 아이가 연락 없이 안 들어올 때도 서로 신속하게 연락을 취해 어디서 아이를 봤는지 그 집 아이는 들어왔는지 등을 물을 수도 있다.

충실하게 아이의 데이터를 기록해둔다
수첩에 옷이나 발 치수, 치과 기록 등을 꼼꼼하게 적어두고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아이 사진을 찍어 붙여놓는다. 아이의 지문을 미리 등록해놓고 지문 인식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데이콤에서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차즈미’가 대표적이며, 등록을 원하면 데이콤 요금 고지서를 갖고 본사나 지사 사무실을 방문하면 된다. 문의 1544-0001

아이의 행동반경을 따라 ‘안전지도’를 만들어 확인한다
아이들은 행동반경이 좁아 집 근처에서 유괴, 납치되는 일이 많다. 집과 학교, 학원 오가는 길, 놀이터 등 아이가 주로 생활하는 행동반경을 직접 다니며 전체적인 안전 여부를 확인해두자. 동네 약도를 놓고 어두운 골목길, 공사장이나 공터 등 위험한 곳은 다니지 않도록 교육한다. 평소 안전은 물론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초기 대처에도 도움이 된다. 또 텔레비전에서 납치 사건 등이 보도되는 경우 ‘평소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저런 범죄를 막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을 해보자. 그런 기회를 통해 아이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미리 주의하도록 예방 교육을 시킬 수 있다.

기본적인 것을 교육한다
평상시에 부모의 이름과 연락처를 외우고, 112나 182(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번호를 기억하도록 연습시키면 실종 상황에서 크게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아이가 놀러 나갈 때에는 반드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할 것인지, 언제 들어올 것인지 알리고 나가도록 습관을 들인다.

첨단 위치 추적 장치를 활용한다
요즘 유괴나 납치 사건이 빈번하면서 위치 추적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는 아이의 경우 위치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자녀 안심 서비스’, ‘친구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KTF는 ‘친구 찾기’, ‘119 긴급구조 위치 제공’, LG텔레콤은 ‘자동 위치 알림 서비스’, ‘현 위치 이탈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부가 서비스는 한 달에 1만원대면 이용할 수 있어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에게 무척 환영받고 있다. ‘마이폴(Mypol)’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위치정보는 현재 차량의 위치를 반경 1m까지 추적할 수 있는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인용 위치 추적 단말기를 통한 위치 추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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