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자기가 갖고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머리맡에 쭉 늘어놓아야만 잠들 수 있는 아이가 있다. 눈을 감으면 자동차 장난감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최대한 가까운 데 두려는 것이다. 어딜 가나 인형을 들고 다니는 아이도 있다. 그 인형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며, 평소엔 그 인형을 사람 대하듯 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처럼 어느 한 물건에 집착하는 증상은 성장하는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이다.

생후 18개월 이상이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심리적인 독립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특정한 물건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엄마를 대신할 타월이나 담요, 곰인형이나 장난감 등 특정한 물건, 또는 엄마의 머리카락이나 자신의 신체 일부분에 집착함으로써 아이는 긴장감을 해소하고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최근 미국 심리연합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잠자리에서 부모와 친밀한 아이들일수록 물건에 덜 집착하고, 부모와 친밀도가 떨어지는 아이일수록 이불이나 기타 다른 물건에 애착을 갖는 경향이 많다고 보고하였다.

아이들이 특정 물건에 집착하게 되면 많은 엄마들이 걱정을 한다. 하지만 아이가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한다고 섣불리 발달장애나 자폐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심리적인 독립을 하기 위한 정상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폐증이나 발달장애의 경우 특정 물건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게 강해 장난감의 상태가 조금만 달라져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물건을 빼앗겼을 때 머리를 벽에 부딪는 등 심한 자해 행위를 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집착과는 쉽게 구별된다.

어른이든 아이든 특별히 애착을 갖는 물건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유아 시절 물건에 대한 집착은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여서 걱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대처법을 써보자.


집착은 더 사랑해달라는 아이의 신호, 충분히 사랑해줘라
아이가 물건에 애착을 보인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좀더 사랑받고 싶다는 신호인 셈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물건에 대한 집착은 엄마와의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을 경우 나타나곤 한다. 만약 아이가 갑자기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해졌다면 평소보다 더 많이 안아주고 관심을 갖자. 아이가 잠들 때까지 곁에 있어준다거나 ‘엄마는 우리 주영이를 정말 사랑해’와 같은 표현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다양한 친구와 어울리게 한다
이웃이든 친척이든 또래와 어울릴 기회를 자주 만들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자.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재미있게 놀다 보면 아이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된다. 아이가 과도하게 무언가에 집착하는 것은 그만큼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이를 장난감이나 물건으로 대신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춰 다양한 경험을 접하게 한다면 차츰 그 물건에 매달리는 데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집착의 대상을 억지로 없애는 건 금물!
아이가 애착을 갖는 대상이 있다면 이를 강제로 빼앗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이가 좋아하는 물건을 존중하고 배려해줘야 한다. 아이가 아끼는 물건을 여러 개 준비해 번갈아가며 씻어준다거나, 아이가 그 물건과 작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원하는 방식을 존중해 작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경이 달라질 경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만약 아이의 환경에 변화가 생기게 되면 미리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든지, 어디로 이사를 가야 한다든지, 혹은 동생이 생긴 것처럼 갑작스럽게 환경이 바뀌게 되면 집착하는 행위가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다. 동생이 언제 생길 것인지, 어디로 이사를 가게 되는지, 내일부터 어떤 유치원 또는 놀이방에 나가게 되는지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충분히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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